Hunger, 2008
1. 사건과 전말
공식 줄거리(네이버)
“옳다고 믿는 것에 제 목숨을 걸 겁니다.”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한 남자
메이즈 교도소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죄수복 착용과 샤워를 거부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IRA(영국으로부터의 완전 독립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의 조직원들. IRA의 핵심인물인 ‘보비 샌즈’ (마이클 패스벤더)는 자신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마가렛 대처 수상에 맞서 마지막 저항을 시작한다.
이번에 말씀드릴 리뷰의 영화는 바로 헝거입니다. hunger : 굶주림, 기아, ~를 갈구하다는 뜻을 가진 헝거. 2008년 스티브 맥퀸감독의 작품으로써 주연배우는 우리가 X-men시리즈로 알고 있는 마이클 패스벤더(fassbender)와 왕좌의 게임, 워호스로 알려져 있는 리암 커닝햄입니다.
먼저 헝거는 1980년대 메이즈 교도소의 IRA 조직원들, 즉 준군사행위 수감자의 정치범 지위가 철회되며 생기는 일들을 영상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 말이 다소 어려울수도 있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단순히 살인과 방화에 대한 처벌을 할 뿐, 그들이 정치적인 의미를 갖고 했던 활동이 아니라고 단정짓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어떤 연유에서든 그들의 행위는 결과위주로 비추어지고 이는 곧 그들이 행위를 한 이유와 의미가 필요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헝거라는 의미는 아래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단순히 IRA조직원들의 핵심인물인 보비 샌즈의 단식투쟁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바로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Key point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53837&cid=42147&categoryId=42147
(북아일랜드 분쟁에 관하여, 네이버출처)
2. 소재
이번 영화의 주요 소재는 얼핏 보기에 IRA 조직원의 투쟁일 수 있습니다. 즉, 어떤 Event로 인하여 이렇게 변모하였는가를 원칙적으로 살펴보실 분이 많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알게되실 부분은 바로 사건이 아닌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바로 마이클 패스벤더, 보비 샌즈 그 자체입니다.
3. 연출
스티브 맥퀸이라는 감독은 사실 다작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맡은 작품은 현재 공식적으로 헝거(2008), 셰임(2013), 노예 12년(2014)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첫 작품으로서 헝거에서의 연출은 주의깊게 지켜 볼 장면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로 저는 배경을 말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영화는 IRA조직원들 중에서도 수감중인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보비 샌즈가 있지만 분명하게도 배경이 교도소라는 점에서는 IRA 수감자는 주요인물 할 것 없이 단 하나의 존재로 보이며, 이는 처음 수감되어 비협조적 수감자라는 딱지를 달고 수감생활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우리가 이 영화에 빠져들게 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보비와 모란의 대화입니다. 약 17분 가량을 단 한 구도로,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대화를 나누는 이 장면은 가히 이 영화 최고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화는 가장 중요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우리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가장 ‘흔한’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쉽사리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왜냐고요? 당연히 이 부분이 바로 보비 샌즈이며 영혼사업을 하는 모란이라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들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 자신이 이야길 하고 주변인이 평가를 해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관객이 주변인이고, 그들 각자의 평가는 각자의 세계로 가져가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대립입니다. 헝거에서는 교도소라는 국한된 장소에서 아주 굵직한 대립들이 즐비합니다. IRA와 영국의 대립, 수감자와 교도관의 대립, IRA와 대처수상의 대립, 보비와 대처수상의 대립, 보비와 모란의 대립(굳이 대립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의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등 이외에도 긴장되고 무거운 삶과 인간성에 대해서 갈등하는 교도관 또는 경관의 모습등으로 많은 대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립선을 관통하는 줄기는 바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신념’입니다. 이 신념들로 인해 지탱되거나 무너지는 것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는 것이죠. 무너질 수 있는 용기와 신념, 하지만 버티고 지탱하는 신념등, 각자의 신념이 어떻게 불리우든 간에 이 대립들은 뒤꽁무니 내빼지않고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는 여러 장면에서 보입니다. 울고있는 경관이거나, 수돗물에 손을 담그고 있는 레이몬드, 옷을 받았지만 괴성을 지르며 거부하는 보비등의 여러 모습들은 무너지는 인간성, 그리고 또 한편에서 지탱하고 버티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연기자의 연기 수준 및 컨셉
마이클 패스벤더입니다. 감독의 세 작품 모두 출연한 그는 이 헝거라는 작품에서 16kg을 감량하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또한 배우로써 전라를 노출하는 등 많은 노력을 보였는데,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 영화의 작품성이 한층 더 상승하게 되는 부분이 아니었나 엿볼 수 있었습니다.
리암 커닝햄은 사제로써 많은 이야길 합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단식투쟁을 말리는 그의 모습. NEGO(협상)를 하려는 의지가 무시당할 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하는지 덤덤히 받아들이는 영혼사업의 창시자(영화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말하죠)로써 그는 아주 적격이죠. 담배를 권하는 모습에서부터 이미 그는 사업을 시작했단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레이몬드는 말수가 극히 적지만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교도관들을 대표하는 인물로써 수돗물에서 비춰지는 것이 단순히 손과 물이 아니라, 겉에 있는 흉터와 침묵의 시간들, 더 나아가서 이것이 생긴 과정과 피로 물들어버리게 되는 물의 운명이 가져올 인간성과의 비협조적인 모습을 아주 잘 표현했습니다. 시시콜콜한 농담을 할 수 있으며 정신병에 걸린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그 역시 인간이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말이 어쩌면 그의 삶을 지탱함과 동시에 끈질기게 달라붙던 어떤 감정의 해결이 아니었나 생각할 정도로 그는 아주 뜻깊은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마지막으로
정치적인 색채를 띈 작품들이 많이 개봉을 하곤 합니다. 지루하거나 재밌거나, 청자들까지 정치적으로 뇌가 세련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는 작품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이 영화가 정치적인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당당히 아니라고 하고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이 영화는 어떤 사건을 위주로 한 것이 아니라 신념과 투쟁, 의지를 통한 한 인간의 이야기 일뿐이며 이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면모들이 청자들의 시선을 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받아들이는건 자유겠지만요.
영화 내용 자체는 매우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느끼는 것은 있습니다. 2008년 작품을 2016년에 리뷰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뒤쳐진다는 느낌이 없는 이 이야기는 바로 다른 것이 아닌 나,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때문임을 말씀드리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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